선생님이 성취기준 한 줄과 수업 자료를 생성형 AI에 넣으면 형성평가 문항과 채점 루브릭 초안이 한 번에 나옵니다. 그럴듯해 보이는데, 이대로 학생들에게 내도 될까요?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나 싶어 찾아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교사 생성형 AI 활용 실태 조사가 있습니다. 한국교육신문의 9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응답한 교사 10명 가운데 6명꼴로 수업과 평가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평가에서는 문항을 만들 때와 채점할 때의 반응이 달랐습니다. 평가 도구와 과제, 채점 루브릭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라는 응답은 절반을 넘었습니다. 반면 루브릭을 활용해 채점을 돕는 데 효과적이라는 응답은 3분의 1이 안 돼, 조사 항목 가운데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AI가 만든 문항과 루브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대로 내자니 틀린 내용이나 맞지 않는 난이도가 마음에 걸리고, 하나하나 다시 보자니 AI 쓸 이유가 없습니다. 학생 답안을 넣어 채점까지 맡기자니 개인정보가 걱정되고, 점수가 잘못 나오면 누가 책임지나 싶습니다.
평가원이 10월 7일 낸 연구리포트를 보면 교사들은 생성형 AI의 교육적 가치와 업무 효율 향상에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면서도 부정확한 정보와 개인정보 유출, 학생 사고력 저하를 걱정했습니다. 비공식 경로에 의존하거나 시작 방법을 모른다는 응답도 많아, 연구진은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기준으로 삼을 자료는 있습니다. 평가원이 같은 리포트에서 조사 결과와 함께 소개한 수업 및 평가를 위한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입니다. 선생님이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체크리스트 형태로 만들었는데, 출제와 채점에 관한 내용은 문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문항을 만들 때부터 채점할 때까지 선생님이 챙길 것을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함께 확인해보겠습니다.
미리 요약하면, 형성평가 문항과 루브릭 초안, 채점 보조까지 AI에 맡겨도 되지만 문항 검토와 채점 기준, 최종 판단은 선생님 몫입니다.
AI가 만든 문항과 루브릭, 그대로 써도 되나요?
AI가 만든 문항과 루브릭은 초안으로 보고, 선생님이 검토해 고친 뒤에 씁니다.
가이드라인에도 AI로 평가 자료를 만드는 방법이 나옵니다. 수업에 쓴 자료를 AI에 넣어 형성평가 문항이나 수행평가 도구, 루브릭을 만들 수 있고, 학습 숙달이 목표라면 비슷한 문항을 더 만들어 반복 학습에 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나온 결과가 교육적으로 타당한지, 학생에게 맞는지는 선생님이 검토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을 볼지 정해 두고 초안을 다듬으면 됩니다.
문항 초안, 무엇을 확인하나요?
문항 초안은 수업 목표와 난이도에 맞는지, 틀린 내용이나 편향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수업 목표: 문항이 수업 목표와 학생 특성에 맞는지 봅니다.
내용과 난이도: 배운 내용과 맞는지, 난이도는 적절한지 봅니다.
사실 오류: 틀린 내용이 없는지 다른 자료와 비교해 확인합니다.
편향: 문항에 사회적·문화적 편향이 들어 있지 않은지 살핍니다.
루브릭은 어디까지 AI에 맡기나요?
루브릭은 AI로 여러 아이디어를 찾아보되, 채점 기준과 절차는 선생님이 직접 정합니다.
루브릭에는 학습 과정을 평가하는 기준도 넣습니다. 학생도 AI를 쓸 수 있는 과제라면 AI를 활용한 결과물 자체보다 학생의 사고 전개 과정이나 이해도의 변화, 성찰을 평가 요소로 삼습니다. 학생에게 초안과 수정안, 성찰한 내용을 함께 내게 하면 이런 과정을 평가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학생 답안을 AI에 넣어도 되나요?
학생 답안은 서비스의 데이터 정책을 확인하고 이름 같은 개인정보를 지운 뒤에 AI에 넣습니다.
가이드라인에 학생 답안을 따로 다룬 내용은 없지만, 개인정보에 관한 점검 문항을 답안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공신력 있는 생성형 AI를 골라 그 서비스가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고 활용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AI에 넣는 내용과 AI가 내놓은 결과물에 개인정보나 민감정보가 들어가지 않게 점검하라는 내용입니다.
평가 상황에서는 이런 정보가 드러나 성적에 영향을 주거나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더 주의해야 합니다.
답안에서 무엇을 지워야 하나요?
답안에서는 이름과 학번처럼 학생을 알아볼 수 있는 개인 식별 정보를 지웁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6학년도 학생평가 안내 자료에서 수행평가에 AI로 학생별 맞춤형 피드백을 주거나 학생이 작성한 내용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제출받을 때, 개인 식별 정보가 들어 있는지 미리 꼼꼼히 확인하고 발견하면 바로 지우라고 안내했습니다. 개인 식별 정보로는 이름, 학번,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가족관계, 다른 사람의 사진 등을 들었습니다.
AI로 자료를 분석할 때는 파일 속성(메타데이터)에도 학생의 학번이나 이름이 들어 있지 않은지 살피라고 했습니다.
AI에 채점을 맡겨도 되나요?
채점 보조는 AI에 맡겨도 되지만, 점수와 피드백은 선생님이 확인하고 보완해서 씁니다.
AI의 자동채점 기능은 선생님의 평가를 돕는 데 쓸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에 나와 있습니다. 즉각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피드백을 활용하거나 고쳐 쓸 수도 있습니다.
다만 AI가 내놓는 평가 결과 분석과 피드백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의 수준과 과제 특성을 아는 선생님이 결과와 피드백을 보완해서 쓰고, 학생과 상호작용하며 관찰한 내용도 고려합니다.
점수가 잘못 나오면 누가 책임지나요?
AI가 매긴 점수를 그대로 쓰더라도 최종 판단과 책임은 선생님에게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의 점검 문항에도 AI를 활용한 산출물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있는지, AI가 내놓은 결과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는지가 들어 있습니다. AI가 매긴 점수는 참고 자료로 보고, 학생에게 돌려주기 전에 선생님이 한 번 더 확인합니다.
성적에 들어가는 평가에도 AI를 써도 되나요?
성적에 들어가는 평가에 AI를 쓰려면 학교 학업성적관리규정과 시도교육청 지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평가원 가이드라인에는 정기시험(지필평가)을 따로 다룬 내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정기시험 문항을 AI로 만들어도 되는지는 이 문서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수행평가 도구를 AI로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은 있지만, 그 결과를 성적에 반영하는 절차는 다루지 않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같은 자료에서 수행평가에 AI를 쓸 수 있는지부터 구분하고, 허용한다면 활용 범위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라고 했습니다. 학생이 AI를 썼다면 사용한 AI 종류와 입력한 질문(프롬프트), 결과물에 반영한 방식과 부분을 적게 하고, 필요하면 제출 내용을 말로 설명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수행평가에서 학생의 AI 활용을 관리하는 기준은 앞서 정리한 글에 모아 두었습니다.
한국교육신문 보도를 보면 전북교육청은 AI 리터러시 교육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2026년 9월부터 학교에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수업 설계와 자료 제작에는 AI를 활용할 수 있지만, 결과에 대한 최종 검토와 판단은 교사가 직접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학교생활기록부 같은 학생의 정성적 기록을 쓸 때는 AI 서비스를 쓰지 않도록 했습니다. 법적 강제력은 없는 권고 기준입니다.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
교육 현장에서는 성적에 들어가지 않는 형성평가부터 AI 초안을 써 보면 부담이 적습니다.
문항이 조금 어긋나도 결과를 보고 다음 수업에서 바로 고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형성평가에서 무엇부터 해 볼 수 있나요?
다음 형성평가에서는 AI로 만든 초안을 검토하고, 학생에게 AI를 써도 되는 활동을 미리 알립니다.
초안 받기: 수업에 쓴 자료를 넣어 형성평가 문항과 루브릭 초안을 만듭니다.
검토와 기준: 문항은 수업 목표와 난이도를 보고 고치고, 루브릭의 채점 기준과 절차는 선생님이 정합니다.
학생 안내: 그 평가에서 AI를 쓸 수 있는 활동과 쓸 수 없는 활동을 구분해 알리고, AI를 썼다면 어떤 도구를 어떻게 썼는지 밝히게 합니다.
개인정보 지우기: 답안을 AI에 넣기 전에 서비스의 데이터 정책을 보고 이름 같은 개인정보를 지웁니다.
최종 판단: AI가 매긴 점수와 피드백은 선생님이 확인하고 고친 뒤 학생에게 돌려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문항과 루브릭 초안을 검토하는 법부터 학생 답안의 개인정보, AI 채점의 책임, 성적에 들어가는 평가까지 알아봤습니다.
경기와 전북처럼 AI 활용 기준을 내놓는 교육청이 생기면서, 평가에서 AI를 어디까지 쓸지도 하나씩 정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와 기관의 AI·SW 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악어에듀도 이 질문을 학교 현장과 함께 계속해서 풀어나가겠습니다.
참고 자료